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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과 기획

성모상이 흘린 피눈물, 알고 보니 돼지피?

BY.천부교

피눈물 성모상 보려는 신자 모여
조사 시작되자 동상 소유자 잠적

피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진 트레비냐노의 성모

이탈리아에서 ‘피눈물 흘리는 성모 마리아상’으로 순례자와 기부금을 끌어모은 한 여성이 사기 혐의로 수사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

4월 11일(현지 시각) 가디언, 어빌리티채널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인근의 트레비냐노 로마노 마을에 설치된 성모상이 2016년부터 가톨릭 신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성모상에서 피눈물이 흐른다는 목격담이 나왔기 때문이다.

성모상의 주인은 ‘성자(the Saint)’ 또는 ‘지젤라 카르디아(Gisella Cardia)’ 로 불리는 마리아 주세페 스카폴라(53)라는 여성이다. 스카폴라는 보스니아의 유명 순례지 메주고레에서 구매한 성모상에서 피눈물이 나온다고 주장하며,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며 내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들은 매달 3일이 되면 이 성모상을 보고, 스카폴라에게 성모의 메시지를 듣기 위해 몰려들었으며, 지난 3월 3일에도 약 300명의 순례자가 모여든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폴라는 이를 이용해 기부단체 ‘마돈나 디 트레비냐노 로마노’를 설립해 신자들에게 기부금을 모으기도 했다. 신자 대부분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성모상을 찾았기 때문에, 거액의 헌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아내의 병을 고치기 위해 2020년 스카풀라에게 12만 3000유로(약 1억 7000만원)를 낸 남성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4월 5일, 성모상의 피눈물이 돼지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설탐정 안드레아 카치오티는 “너무 많은 사람이 사기를 당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스카폴라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스카폴라가 2013년 사기죄로 2년의 징역형을 받았던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힘이 실렸다.

성모상의 피눈물이 돼지 피라는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의혹이 제기된 바로 다음 날 스카폴라는 “신자들과의 만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메시지를 웹사이트에 올린 채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일부 측근은 “스카폴라 부부가 기부금을 인출해 도망갔다”고 주장했으며, 이 외에도 ‘고향인 시칠리아로 갔다’, ‘수도원으로 도피했다’는 등 소문만 무성한 상태였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현재 검찰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이러한 의혹을 받고 자취를 감췄던 마리아 주세페 스카폴라가 5월 3일 로마노 마을의 성모상 앞에 나타나 추종자들에게 성모의 메시지를 전하고 다시 사라졌다고 이탈리아 현지 언론 라 레퍼블리카가 전했다.

찬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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