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속인 후
거액을 받고 다른 가정에 입양시켜

전 세계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아동성범죄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가톨릭의 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비밀이 묻혀 있는지 밝히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톨릭이 인정해야 할 범죄 중 하나는 아기들을 훔쳐 판매한 것이다.

테레사 수녀 사진=AFP

2018년 인도 동부에 위치한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 소속 수녀와 직원이 미혼모의 아기를 판매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조사 결과 추가로 4건의 동일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가톨릭 단체의 아기 판매가 최근까지도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가톨릭은 오래전부터 아일랜드, 스페인, 칠레,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가에서 아기를 빼앗아 판매하는 만행을 저질러왔다. BBC의 조사에 따르면 1930년대 스페인의 프랑코 장군의 독재하에서 미혼모 등 도덕적, 경제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아기를 빼앗기 시작했다. 아기를 데려가는 일은 가톨릭교회 내 사제와 수녀가 맡았다. 아기를 훔치는 방법은 간단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를 숨기고, 수녀나 사제가 산모에게 가서 아이가 죽은 채로 태어났다거나 곧 죽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훔친 아이들이 1939년부터 1990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30만 명에 달했다. 빼앗은 아기는 거액의 돈을 받고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가톨릭교회와 성직자들은 이 사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1975년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한 후에도 계속 사업을 이어가며 1990년대까지 지속했다.

칠레에서도 1970년대 말 가톨릭 성직자, 수녀, 간호사 등이 모의하여 미혼모에게서 신생아를 훔친 사실이 드러났다. CNN은 칠레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스콧 리버만의 사례를 들어 보도했다. 스콧 리버만을 임신 중이었던 그의 어머니는 가톨릭 수녀들의 제안에 따라 산티아고에서 일하며, 사회복지사가 가져온 복잡한 문서에 서명을 강요당했다. 사회복지사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강제로 데려가 다시는 돌려주지 않았고, 어머니가 아기에 대해 묻자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위협했다.

리버만과 그의 누나가 칠레에 있는 어머니 무덤 앞에 있다. (사진=CNN)

리버만이 자신의 친모를 찾기 위해 칠레로 돌아갔을 때 그의 어머니는 사망한 상태였다. 대신 리버만은 그의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리버만의 누나 제니 에스칼로나 마르돈스는 생전에 어머니가 동생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동생을 가졌다는 것과 그를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수 십 년간 혼자 간직했던 고통스러운 진실이었습니다. 그 고통이 결국 그녀를 앗아간 것 같아요.”

에스칼로나는 어머니의 가까운 친척에게서 동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생의 마지막 몇 년 동안 산티아고 공항 근처에서 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공항에 가는 것을 좋아했고, 우리에게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저 앉아서 공항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에스칼로나는 어머니가 동생이 돌아오기를 바랬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죽기 직전 다른 곳으로 이사했지만, 종종 그녀에게 “더이상 비행기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에스칼로나의 어머니는 그토록 기다리던 아들 리버만이 다시 칠레로 돌아올 것임을 결코 알지 못한 채 2015년 골수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